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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_밀덕/방위 산업 지식

[방위산업진흥회펌]USB 하나에 95만원? 군용 USB에 얽힌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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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1만원 대 USB 95만원에 샀다”(한겨레 등 각 언론사. 2011. 09)


군이 1만원 대 USB를 95만원에 구매했던 점이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사건, 혹시 알고 계시나요?

2011년 09월, 각종 언론 등에서는 군이 USB를 무려 95만원에 구입했다며 전형적인 국방예산의 낭비 사례로 지적했는데요.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은 군용 USB를 방산 비리의 대명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군용 USB 사건은 방산 비리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지금부터 군용 USB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군용 제품, 왜 비싼 걸까?


군용 USB를 설명드리기에 앞서서, 왜 군용 제품이 상용 제품보다 가격이 비싼지 그 이유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투입된 개발비에 비해 소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군용 USB는 군 요구조건에 따라 개발되어 소량 생산(일종의 주문 생산)되기 때문에, 상용 USB에 비해서 납품 가격이 불가피하게 상승합니다.

<K9 자주포 내부> 출처_조선일보

둘째,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무실에서 일반 행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즉 자주포와 같은 수십 억짜리 무기체계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컴퓨터에서 활용될 목적으로 개발된 USB였습니다.

일례로 자주포 같은 경우는 탄도 계산을 위한 컴퓨터 등 전자 장비로 가득 차 있는데요. 만약 전장 환경에서 수 많은 충격으로 인해 고장이 난다면 전투력이 크게 하락할 것입니다. 따라서 군용 제품은 충격, 악천후, 발열 및 저온 등 악조건에서도 정상 작동을 하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우주에서 사용될 USB의 성능 조건도 일반 상용 USB와는 크게 다릅니다. 온도와 고진공, 방사, 무중력, 열 환경 등을 견뎌 내야하기 때문이죠.

결국 군용 제품은 가장 품질이 좋은 부품을 선택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전장 환경에 맞는 부품을 따로 설계ㆍ제작해 소량만 생산되고 그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상용 제품과는 가격이 최소 10배에서 100배까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군용 USB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작전환경에 적합한 제품으로 개발하다 보니 상용보다 고가로 책정된 것이죠. 그럼 군용 USB의 실제 사실과 오해의 원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용 USB와 달리 전장 환경에 적합한 군용 USB



군용 USB는 포병대대 전술 통제기 BTCS(Battalion Tactical Command System, 포병 사격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컴퓨터)에 활용되기 위해 ‘04년 05월부터 ‘06년 06월까지 개발되었습니다.

<포병사격 지휘통제체계(BTCS)의 모습. 시스템이 견뎌내야 할 진동과 충격, 전자파 간섭 등의 물리적 환경이 일상 환경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에, BTCS와 군용 USB는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되도록 제작됐다.>

군에서 요구한 용량은 총 4GB로, 많은 양의 지도 데이터를 넣기 위함 이었는데요. 여기서 실제 납품가는 언론에서 보도되었던 95만원이 아닌 74만원입니다. 이 계약 가격은 ‘11년 09월에 원가검증결과, 적정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어째서 적정한 가격인지는 군이 요구한 USB 조건을 보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군이 요구한 USB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첫째, 영하 40도에서 영상 70도까지 상태에서 정상 작동해야 한다. 둘째, 진동과 충격에서도 견뎌야 한다. 셋째, 전자파 간섭 및 방출 환경 속에서도 정상 작동해야 한다.”


이러한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상용 USB는 당시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산업 현장 용으로 나온 USB도 군 규격 중에서 온도 조건이나 진동 조건 일부만 만족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죠. 따라서 연구진들은 BTCS 환경에 적합하면서, 동시에 군 요구조건에 맞는 USB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제작해야 했습니다. 결국 군용 USB는 특수 재질을 사용하는 등 상용 제품과 다른 제조 공법을 거치기 때문에, 제조 단가는 상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군용 USB는 그대로 납품되는 것이 아니라, 온도, 습도, 충격 등 요구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지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이에 실험 설비, 운용 인력 비용 등이 들어가면서 단가는 더욱 비싸지게 됩니다.

생산 수량 같은 경우에도, 군용 USB는 ‘06년 06월 개발 이후 ‘11년까지 5년간 총 660개가 조금씩 공급되어 왔는데요. 보통 최소 수 만개 이상 한 번에 대량으로 생산하는 상용 USB와 달리 훨씬 소량이기 때문에 단가 자체는 올라가게 됩니다. 이처럼 군용 USB는 막대한 연구 개발비와 실험비가 포함되어 소량 생산되었기 때문에, 74만원이라는 가격이 책정된 것입니다.



군용 USB 개발 당시 수준이 높지 않았던 상용 USB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군용 USB가 개발된 시점은 2004년부터 2006년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상용 USB 가격은 과연 1만원 대 였을까요? 아닙니다. 1만원 대 USB는 2011년 당시 가격이었습니다. 그럼 2004년 ~ 2006년 USB 가격은 얼마 였을까요?

2005년 초에 세계 최대 용량인 8GB USB를 발매했던 ‘솔리드 얼라이언스’의 USB 가격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2GB USB 가격은 ¥ 40,000, 4GB USB 가격은 ¥ 77,000 입니다. 환율을 생각하면 4GB USB 가격이 약 80만 원 정도 나갔던 셈이죠.

<㈜솔리드 얼라이언스 ‘iDisk Ⅱ 120X’ 시리즈 USB. (출처: ㈜솔리드 얼라이언스 보도자료)>

물론 이 제품이 다른 USB에 비해 고급형이라 조금 더 비싼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당시 USB는 개발되고 나서 겨우 5년이 지난 시점이었으며, USB 메모리에 대한 기술이나 가격도 회사마다 달랐습니다.2006년 초 일본 이메이션사가 시판한 4GB 용량의 USB는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낮아져 30만원 대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지금이야 USB 성능과 가격은 거의 평준화 되었지만, 그때 당시는 품질에 따라 그리고 해가 지날수록 USB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났던 것이죠. 따라서 당시 상용 USB 가격 동향과 군 요구 성능을 생각한다면 군용 USB 가격이 터무니없지만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군용 USB에 대한 비리 오해는 군용과 상용과의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특히 군용 USB는 상용 USB와 같은 성능을 내는 것은 물론, 사용 특성과 여건에 맞게 새로 설계한 장비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기존에 있던 상용 USB를 응용하여 군용 기술로 전환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입니다.

반면 군용은 고 신뢰 기술이자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우수한 제품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은 군용 기술을 소형화 시켜 상용 기술로 만들기도 하는데요. 향후 우리나라도 고기능성 군용 기술을 민간 분야에 상용 기술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아져, 기술 향상과 국가 예산 절감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방위사업 제품을 잘 모르면 막 지껄임

 

소량생산이 얼마나 힘들고...

 

저넘의 스펙은 그냥 나오는게 아님 !!!

 

하루하루 좃뺑이 치는 연구원들이 고생해서 나오는거임

 

잘 알고 95만원 USB 에 대해서 이야기 합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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